각종 고시급 전문 자격 시험을 준비할 때 여러분은 수 많은 욕심을 부립니다. 비단 최고 난이도 시험 뿐만 아니라 여타의 각종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도 마찬가지인데, 역설적으로 욕심을 부리면 부릴수록 왜 시험에 불합격할 수 밖에 없는지 진지하게 고찰해 보겠습니다.
포기할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오만 부류의 사람과 교류해본 결과, 공부를 하면서 포기할 것을 과감히 포기하지 않는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회계사, 세무사는 되고 싶고 유수 금융공공기관에 취직은 하고 싶어하면서 즐길 것을 다 즐기고 기존에 영위했던 모든 재미를 추구하면서 정작 중요한 곳에 시간과 돈을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험생활 역시 엄청난 투자의 길인데 기회비용을 전혀 생각지도 않고 꿈만 높고 욕심만 목까지 들어찬 것입니다.
위와 같은 경우는 세상 물정을 모르고 아직 철이 없어서 갱생이라도 할 수 있다손 치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주의해야 할 케이스는 직장이나 육아를 병행하는 수험생의 경우입니다. 부정하고 싶고 듣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이지만 직장 또는 육아를 병행하면서 고급 전문자격 시험에 합격하는 경우는 1차시험 및 2차시험 일부 면제, 십수년간의 다년차 수험생활 등 대단히 특이한 베이스가 있지 않고서는 통상적으로 여러운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본인의 힘든 회사생활과 고달픈 현실을 어떻게든 타파하고자 일종의 도피처로 여기는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몇년씩 갈아 넣어야 윤곽이 보일까 말까 한데, 어설프게 준비하고 본인 챙길 것은 다 챙겨 가면서 남 탓, 사회 탓, 시험 탓 온갖 불만만 가득한 경우입니다.
수험자금은 부족하고 애는 키워야 하는데 분양 받은 집 팔기는 싫고, 공부한답시고 육아휴직 내놓고 진짜 육아에 전념하면서 시간이 없네 뭐가 마음에 안 드네 하지 마십시오. 왜 얻고자 하는 것은 그렇게 많고, 올라가고자 하는 곳은 그렇게 높은데 포기할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까? 시험준비를 이유로 회사 근태는 개판으로 하고 승진은 승진대로 하고 싶은데, 떨어지고 감당이 안 되서 미치겠습니까? 그냥 발이나 담가 볼까 하고 말고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이도 저도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본인의 가정과 남은 인생 등을 저당 잡아 놓고 파탄에 이르게 까지 하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 절대 시간, 수험자금 등 환경적인 면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러는 심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본인과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을 철저히 둘러보십시오.
본인의 한계와 수준을 냉정하게 판단하지 않는다
위에서 고찰해 본 것의 연속입니다. 자기 자신의 한계와 수준을 객관화 시키지 못하면 반드시 시험에 불합격 합니다. 이 객관화라는 것은 미시적으로 본인이 현재 공부하고 있는 과목의 특정 주제나 특정 문제 유형에 대한 약점 분석이라고 할 수 있고, 거시적으로는 본인이 처한 환경에 대한 부분이나 본질적으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것들을 의미합니다.
공부를 너무 긴 기간 오래하다 보면, 본인이 될 사람인지 안될 사람인지 구분하는 냉정함이 기가 막히게 사라집니다. 여러분이 준비하는 모든 시험들에 대해서 어떤 시험이 더 어렵고 안 어렵고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안될 새끼는 절대 안된다는 희대의 명언을 절대 까먹으면 안됩니다. 판단의 냉정함이 사라졌을 뿐이지 여러분은 스스로가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시간과 돈을 날리고 행복한 가정의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누군가의 배우자로서 삶을 포기하는 엄청 기회비용을 치루면서 그저 외면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지금 이 순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본인이 처한 상황이 되었건 역량이 되었건 말입니다. 당장 돈 벌어와야 하는 사람이 본인 밖에 없고 모아둔 것도 넉넉하지 않은 처자식 딸린 사람이 본인의 입신양명, 아니 좀 더 포장해서 가족을 위해 큰 시험을 준비해서 집안을 일으켜보겠다고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처사일까요? 수년을 갈아 넣어 열심히 도전했지만 시험을 볼 때마다 점수와 등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른 좋은 대안들을 포기하고 무작정 재도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까?
매사에 모든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는다
꿈과 목표는 높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성공경험이 작게 나마 생겼을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준비하려고 하는 시험을 선택하는 상황이건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건 터무니 없이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잡는 것은 독이 됩니다. 올해 동차로 꼭 합격하고 싶고, 이번 달 혹은 이번 주 안에 이 연습서를 3번 완벽히 풀어내고 싶고 다 좋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과 지키지 못할 약속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하면 극도의 자기 혐오와 연민이 뒤섞인 최악의 심리 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러는 과정에서 주변 탓, 환경 탓, 살아온 인생 탓, 오로지 원인을 다른 데서 찾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계속 밀리고 밀리고 밀려 또 밀린 후 목표하는 것에 반의 반도 도달하지 못한 채 끝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책이 앞쪽 부분만 너덜너덜해지고 뒷부분은 펴 본 적도 없는 경험이 있다면,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